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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Scenario Writers Association

공지사항

강제규가, 영화가 나라를 구한다(2/15일 증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유동훈 댓글 2건 조회 8,225회 작성일 04-02-13 12:02
"태극기"는 한마디로 잘만든 영화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잘 이해하고 찍은 영화.
몇가지 해줄 말이 있지만 그 보다  이 영화가 나라를 어떻게 구하고 있는지를 먼저 말해 보겠다. 영화의 힘이 과연 위대하다는 걸 실감했기 때문이다.
***형제애
이 영화에서 형제의 설정은 남과 북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별 이유도 없이 전쟁에 나가 형제가 겪는 전쟁은 이데올로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6.25전쟁이란 게 실상  국민들에겐 이데올로기와 별 상관이 없었다.
  남과 북을 상징하는 형제애가 "태극기"의 컨셉이라면 왜 그렇게 과장해서 그리느냐고 따질 필요는 없다. 그렇게 설정하지 않으면 드라마가 효과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조금 호의적으로 분석하면 라스트 장민호의 대사에서 남과북의 안타까운 현실이 잘 묻어나온다. 그런 해석이 무리라고 해도 상관 없다. 그냥 사이 좋은 형제가 겪은  전쟁 이야기라 해도 값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피폐하고 삭막한가. 가족애는 종적을 감춰 가고 있다. 가족이 해체 되어가는 판에 국가야 더 말할 나위 있는가. 월드컵 때 반짝하더니 입만 열면 모두 나라 욕이다. 가장 심각한 것이 세대간의 증오.  세대가 발기발기 찢 겨 나가고  거의 치유불능 상태에  이르고 있는데 "태극기"가  이같은 때 휘날려 6,25 세대를 위로하고 그들의  깊은 상흔을 쓰다듬어 주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세번 보았는데,  영화가 끄는 힘도 힘이지만 객석에   앉아 눈물에 동참하며  사람들이 뭔가 달라져가는 느낌을 맛보는기분이 짜릿하고 좋아서였다 .다름 아닌 카타르시스.
나이 든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이고 있었는데 그들도 극장을 나갈때의 표정이 모처럼 당당해 보였다. 그들을 보는 젊은 사람들 에게서도  어제까지의  배척적인 표정이 발견되지 않아 흐뭇했다. 그 어떤 정치가가 있어 이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애국심
이 영화는 국가주의를 내세우거나 애국심을 강요하지 않으므로 애국영화는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나라가 전쟁을 겪으면 정말 처절한 것이구나 하는 교훈을 절절하게 보여준다.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우리 영화사에 6.25 전쟁영화가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다.그런 탓에 젊은 세대는 6.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귀동냥으로 들었다 해도 거짓말 같았을 것이다. 그들은 그러므로 전전 세대나 전쟁세대를 벗어던져야 할 누더기옷 쯤으로 배척하고  있었고, 배척 당한 세대의 분노와 증오는 가히 하늘을 찌를 지경 아닌가. 그럴수록 그들은 날이 갈수록 보수나 수구로  굳어가고,  세대간의 골은  날로 깊어 가니 나라가 어찌  갈기갈기 찢겨나가지 않을 건가 .나라의 형편이 이와 같은 때 "태극기"가 나와 세대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값진가.
제자들이 "태극기"의 시나리오를 쓴다고 할 때 난 정말이지 걱정스러웠다.  좌향좌로 기울어가는 시대에 고리타분한 태극기를 왜 갑자기 휘날리겠다고 하는지 강제규라는 감독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런데 태극기를 이토록 펄펄펄 휘날리다니! 이 무슨 기적이란 말인가! 이렇게 장하고 절묘할 수가!
강제규는 "쉬리"로 우리 영화를 소생 시키더니 "태극기"로 는 침체 되어가는 나라에 귀한 영양제를 놓고 있다. 태극무공훈장은 줄수 없으니 태극 영화훈장을 주어 마땅한 사람 아닌가.(월간조선 조모씨가 친북좌경영화라고 썼다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영화 보는 시각도 참 가지가지다.)
                              ***먗가지 아쉬운 점
*원빈이 병원에서 형의 편지 한장 읽고 전장으로 달려가는 반전은  너무 약하다.
편지의 내용에 원빈이  깜짝 놀랄 무엇이 들어 있었어야 할것이다. 가령, 동생에게 줄 구두가 있었는데 그걸 잘 간수해주기 바란다는 부탁과 함께 가죽이 손상되지 않도록 며칠에 한번씩 꼭 닦아줘야 된다는 당부를 하며 동생이 그걸 신고 좋아할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동생을 향해 그런 절절한 편지를 썼으면 좋았을것. (감상적인 표현은 일상적 대사를  그것도 구체적으로 써야 효과가 난다. 라스트 장민호 대사에서도 구두 이야기를 하면 더 울렸을 것. 시각효과가 중요하므로 형의 주검 앞에 그 구두를 가지고 왔어야 한다.
"(구두를 신어 보이며)구두는 이렇게 멀쩡한데...구두 신은 나 안보고 싶어요? 자 보라구요 봐!...보입니까?  보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편지 해놓고선...왜 대답 안해요 형! 대답 좀 하지 대답 좀...")
*장동건이 애인의 죽음과 동생의 죽음을 오해하여 북한의 깃발부대장이 되었다는 설정은 너무 부자연스럽다. 착상은 좋았다 . 당위성만 좀더 자연스러웠더라면 아주 뛰어난 불럭이 되었을것이다.그런데 창고에 동생과 함께 갇혔을 때의 묘사가 부족한 탓에 부자연스런 반전이 된것이다.  절제도 좋지만 중요한 국면에선 충분한 묘사가 필요하다. 어차피 장동건은 이데올로기가 없으므로  동생을 살리려는 일념만으로 북한군에게 도망치자고 동생을 설득하다 형제가 심하게 싸우게 하는 묘사를 해 두었으면 변절이 느닷없는 느낌을 주지 않았을 것.( 반전의 효과는 매우 중요하지만 느닷 없고 당위성이 확보 되지 않으면 자칫 장난처럼 느껴진다.)
*이은주가 보도연맹으로 처단 될때 장동건이 느끼는 절망과 분노가 부족했다. 이 씨퀀스의 부족한 묘사가 북한군으로 변절하는 장동건의 당위성을 떨어뜨렸다
*라스트 씨퀀스에서  장동건을  원빈의 시각 위주로 치우쳐 보여주는 바람에 안타까움이 훼손 되고 있었다.가능한 빨리 형제를 객관적으로 교차해 보여주면서 쉽게 만나지 못하게 되는 상항을 그렸어야  더 안타까웠을 것. 원빈 위주의 시각에 치우치니까 장동건의 광끼가 부자연스럽게 비치는 것이다.
***내러티브에서 시각이동은 매우 중요한 것. 특히 불럭버스터의 경우,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선 시각이동(또는 관점의 이동)이 폭넓게 활용되는 게 효과적이다. 자칫 주인공의 시각이나 관점으로만 치우쳐서 이야기를 끌고 가기 쉬운데, 그러면 객관성이 훼손되기 쉽고 대립과 갈등의 농도도 약화 된다.
장동건이 북한군 장교가 된 모습을 원빈의 시각(즉 관객의 시각)으로 발견하는 게 효과적인가, 객관적으로 먼저 묘사하는 게 나은가를 잘 따져 볼 일.
내 생각으로는 양쪽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았겠다. 원빈에게 미친 장동건이 발견되면 놀랍기는 하겠지만 리얼리티 면에서나 비극성에서 교차묘사가 나았으리라는 생각이다. 미쳐 가는  장동건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면서 그런 형을 찾아 헤매는 원빈을 교차해서 그려 나가면  형제의 만남에 이르기 까지 관객들은 숨막히는 기대와 불안을  느낄수 있었을 것. 기대와 불안, 이것이야 말로  이야기를 발전 시키고 증폭 시켜 나아가는 수레바퀴 같은 것임을 잊으면 안된다.
*동생을 제대 시키려는 일념으로 목숨을 걸고 무공을 세우는 장동건이라면, 무공을 세울 때 마다 제대를 계속 요구하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더 세우고 더 세우고 하는 과정으로 증폭 시켜 나갔어야 장동건이 더 극명하게 표현되었을 것이다. 대사 처리가 있었던것 같은데 잘 들리지 않았다.중요한 불럭에선 대사가 중복 되는 한이 있더라도 반복해서 묘사해주는게 좋다.
*무공을 세우는 장동건의 당위성이 조금 억지스러운데, 원빈의 심장병을  조금씩 더 악화 되어 가게 하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카메라를 너무 흔들어 어지러웠다든가, 원빈의 연기(특히 대사전달)가 부족했다든가, 전투장면이 너무 많다는 등의 지적은 시나리오의 문제가 아니므로  여기서 따지지 않기로 한다.
*"라이언일병 구하기" 같다는 비판은 너무 신경질적이다. 예쁜 여자 보고 누굴 닮았다고 비아냥거리는 것 처럼...예술의 표현양식도 화장과 같아서 독창성에만 너무 치우치면 대중성이 약화 되기 쉽다. "틀"이라는 것은 대중의 머리 속에 아이코노그라피(각인이라고 할까) 되어 있어서, 특히 불록버스터의 경우엔 낯익은 형식이나 양식을 동원하는 게 효과적인 법이다.
****"실미도"의 경제적 효과가 얼마라던가. "태극기"의 가치는 경제효과 쯤만으로  따져선 안된다. 이 영화가 국민들에게 선사한 카타르시스의 값을 어떻게 돈으로 따질수 있는가 말이다.
글 쓴 김상돈, 한지훈이 자랑스럽다. 각본상 타게 될거다. 기획에 참여한 이하나 PD도 추카. 초대시사회 두번이나 못가서 미안. 강감독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해주시오. 돈 많이 못벌어도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있지 않냐!("상두야 학교가자" 대사 같군)

댓글목록

김흥삼님의 댓글

김흥삼 작성일

또라이가 만든 실미도보다야 태극기가 훨씬 낫지요.

김흥삼님의 댓글

김흥삼 작성일

돈방석도 모자라 침대시트와 이불 만들려고 사탕 버무린 뻔한 메시지를 전하는 감독과는 확실히 다르지요.